2018 01 09

 
지난 여름 어느 날의 메모에 그런 얘기를 적어두었다.
그 즈음 삼성 뇌물공여 관련 재판 선고가 있었는데 관련 뉴스들을 보고 괜히 시름에 잠겼더랬다. 너무나도 더웠고 이사 직전이라 어수선하기도 했고 이래저래 무기력한 기분이 들면서 ‘시대의 절망’같은 것을 느꼈다. 세상이 당장 변하지 않을 것을 알았지만 그것을 막상 마주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 때 이런 괴로움을 수백 수천번은 마주했을 그분을 떠올렸다. 더 암울한 시절 더 무력했던 시간들 어떻게 이런 무기력함을 견디고 지나왔을까? 과거 시절의 절망은 상상이 되지 않아서 상대적인 위로를 (혼자)받고 궁금함을 답답함과 함께 적어두고 슬쩍 지나갔다.
일요일에 그분이 1987 관람했다는 기사를 보다가 메모에 적어둔 궁금함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역사는 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면서 뚜벅뚜벅 발전해오고 있다-
여러 번 거듭된 절망에서도 그런 마음이었겠지, 그렇게 믿으며 지금까지 이어왔구나 싶어서 해소가 되었다.

1987 후기를 보면 “울었다”는 얘기가 많아서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덕분에 궁금증도 해소되었고 간만에 동원이도 보고싶고<- 해서 보는 것으로 마음을 굳히고는 광속으로 가서 보고왔다.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 배우들과 사건들만큼 여럿 있었는데, 전혀 모르는 곳에 떨어진 연희를 잘생긴 대학생이 찾아오는 장면을 보며 2017년을 시작할 즈음 생각했던 '연약한 인간들의 연대'를 떠올렸다. 집에 돌아오니 왠지 한 잔 하고싶어져서 제대로 식히지도 못한 맥주를 땄다. 생각들이 조각조각 흩날린 밤이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를 발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