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8 18

자다가 입술이 찢어질 것 같아서 립밤을 찾아 바르고 잤다.
이제 쩍쩍 건조한 계절이 시작되는 것인가!!
8월은 더위를 견디고 있다보면 어느새 흘러가고 만다. 아아….


오늘은 이상한 날이었다.
어제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었고 문득 조금 일찍 깼다.
일찍 깨버린 김에 그대로 일어나려고 했는데 기운이 없어서 또 잤다.
아침에 환기하느라 열어둔 창문들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서 얇은 이불을 덮고 잤다.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에서 나는 함께 가주는 것 이상을 하지 않는 A에게 서운함을 느꼈다. A를 사랑하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멋대로 북치고 장구치고 실망을 하면서 가는 길은 무덥고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매미가 우렁차게 울어대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그러고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면서 호야의 첫 미니앨범 노래를 들었다.
금요일 밤에 힙합왕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주인공 고딩(!)으로 나오신다. 드라마에서 나온 사운드트랙을 찾아 듣다가 트랙이 넘어갔다. 제목은 다소 장벽이 있지만 드라마는 재밌다. 정석적인 고딩성장드라마려나 하는데, 그런 순순한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이호원이, 그 드라마를 선택한 사고의 과정을 상상하면 조금 울컥한 면이 있다.
원만한 결별이었지만 더이상 같이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동안 (함께)이루었던 모든 것을 두고간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때 더이상 아이돌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결별 후에 했던 것들은 아이돌을 하던 시절에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달랐음을, 오늘 아침 그 노래를 듣다가 이제야 알게되었다.
내 취향은 아니라고, 놓아버리기엔 개운치않은 점이 있기 때문에 보는듯 마는듯 하면서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인 것은 아니었다. 그냥, 드라마를 보았고, 옛날에 본 얼굴과 여전히 같은 얼굴을 보았고, 노래를 듣다가 문득 알게된 것이다.
아니 알긴 알았는데 이제야 받아들인 건가. 미안하게도.
이 이해라는 것도 온전히 나만의 이해라서 확인을 하거나 누군가에게 전달하거나 할 일은 없다.
그래도 미련 쩌는 인간인 나는 아마도, 무슨 일이든 개운치않은 어떤 것은 띄엄띄엄 생각을 실낱처럼 이어가며 합리화같은 간편한 것과는 다른 결론을 내리려고 하겠지.
종교는 없지만 ‘어디에나 신이 있다’는 명제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그러고 아침을 먹고나서도 계속 몽롱하고 먹먹한 일요일을 보냈다.
역시 가장 슬픈 일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그 때문에 우리는 너무 많은 사건들을 감당해야하지 않느냐고.
오늘은 이상한 날이었다. 아직도 입술이 찢어질 것 같다.